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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Petit Voyage (나의 작은 여행)

발매 2020.09.29

Track List

Province
Le Jour de Paris (파리의 일상) Title
Deux Mémoires (Feat. Loulia Esteves)
La Musique du Moment
Des Gens

앨범 소개

예술 고등학교 1학년 작곡과 재학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프랑스 유학길에 나섰습니다. 처음에는 프랑스 지방 도시 중에도 한국인의 발길이 거의 없는 Loches(로쉬)로 향했습니다. 그곳의 경험과 감정은 작품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뒤, Paris(파리)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들뜬 마음에 매일 계획을 세우며, 일상의 모든 것이 작품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음악원 진학 후 유년 시절을 떠올리고, 주변을 보고 듣거나 주의 깊게 관찰한 사물을 주로 노래에 담았습니다. 지하철, 음악원, 레스토랑, 카페 등 평범한 일상은 결국 ‘나의 작은 여행'이라는 앨범 이름을 갖게 했습니다. 음악으로 프랑스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프랑스를 기억하는 사람 또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 프랑스의 정취를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이 앨범은 개인적인 여정을 담아냈지만, 저의 또 다른 여행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의 다음 여정은 어디일지 행복과 설렘을 품고 살아갑니다.
싱어송라이터 Zubin

한국에서 만나는 프랑스 음악의 향연

“샹송을 노래하는 주빈입니다” 필자가 싱어송라이터 주빈과 첫 대면 했을 때 건네받은 인사다. 그리고 문득 생각에 잠겼다. 사실 궁금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한국인이 만드는 샹송은 어떤 작품이며, 그 정서는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주빈의 노래를 듣는 순간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고, 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역사가 존재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담아낸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본 앨범의 잔향은 어느새 ‘서구와 비서구의 경계는 지역을 기준으로 나뉘는 것인가'라는 고민까지 건네준다. 작품의 이국적인 언어로 다가온 감흥이 아닌 프랑스적 감성이 불러일으킨 내적 갈등이다.
주빈은 프랑스에서 10여 년을 음악 공부에 매진한 싱어송라이터이다. 사실 이국땅에서 유학한다는 것이 아티스트의 작품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빈은 프랑스에서의 경험을 이 앨범 한 장에 담아냈다. 이는 프랑스 음악 고유의 선법과 특징을 살리는 것에 유념한 것이 아닌, 프랑스에서의 생활과 경험이 오롯이 스며든 소소한 일상이 담긴 기억의 조각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빈은 앨범의 이름 또한 <Mon Petit Voyage> 즉 ‘나의 작은 여행'으로 풀어낸다.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 미셸 푸코는 “문화란 특정한 산물이 아닌 하나의 과정이고, 고정된 정의가 아닌 살아 있는 경험이다”라고 주장한다. 푸코의 말처럼 주빈의 작품 활동이 살아 있는 경험에 집중하여 탄생하였기에 장르를 단정 짓거나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이를 토대로 ‘한국인이 만든 샹송'이라는 이분법적인 표현보다는 ‘프랑스의 정서가 담긴 앨범'이라는 개념이 작품 감상의 전제가 되었으면 한다.
예로부터 프랑스 음악이 갖는 특징은 가사의 서정성이다. 이는 11세기 프랑스 남부에서 활동한 음유 시인을 총칭하는 트루바두르(Troubadour)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들의 음악적 성향은 후대까지 전달되어 유럽의 어떠한 민족보다 가사의 서정성을 중요시하는 전통으로 계승된다. 그 때문에 샹송의 진가는 선율과 조화를 이루는 예술적인 가사에 있으며, 이를 단순히 가사로 평가하기보다 한 편의 시(詩)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빈의 앨범 또한 마찬가지다. 프랑스에서의 기억을 시적인 표현으로 발산하며 노래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감상할 때 앨범 내지에 포함된 가사를 함께 음미하는 것도 주빈의 작품을 접하는 감상법이다.
앨범의 타이틀을 장식하는 <Le Jour de Paris>의 가사처럼 주빈은 설렘을 노래한다. 파리에 도착하여 한 손엔 바게뜨를 들고 샹젤리제를 걷는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에펠탑을 지나며 퐁뇌프 다리 위에서 예술가들을 바라본다는 내용이다. 이제는 주빈이 퐁뇌프 다리 위의 예술가가 될 차례다. 우리는 주빈을 통해 프랑스를 느낄 것이며 설렐 것이다. 파리가 주빈을 꿈꾸게 했듯, 주빈은 우리를 꿈꾸게 해 줄 것이다.
디렉터 이승묵
Contact zubinum@gmail.com